‘수돗물 필터 변색’ 주민들 항의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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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필터 변색’ 주민들 항의 거세진다
  • 최종태 기자
  • 승인 2019.08.2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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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몸에 피부병 발생 … 먹을 수 있겠나 …” 분노

민간조사단 “原水에 망간 함유”…포항시는 근본적 해결책 제시못해
오천읍 주민이 지난 2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수돗물사태 관련 민간조사단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오천읍 주민이 지난 2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수돗물사태 관련 민간조사단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포항 수돗물 필터 변색에 대한 시의 해명이 나왔지만 늑장 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항의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22일 현재 수돗물 관련 민원이 천 건이 넘었지만 시가 사안의 심각성을 뒤로 한 채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조사단 단장 서정인 영남대 교수는 지난 22일 오전 11시께 포항시청 브리핑 룸에서 필터 변색 원인이 관로내 잔류하는 '망간'이 주원인 인 것으로 밝혔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오천읍 주민들은 조사단이 피해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흐르는 물에 휴지를 댄 후 자석을 올리니 휴지와 자석이 달라붙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물을 우리가 먹어도 되느냐”고 쏘아 붙였다.

또 다른 주민들은 “수돗물로 씻은 아이들의 몸에 피부병이 발생해 수돗물에 문제가 심각한데도 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시는 현재의 망간 농도는 먹는 물 수준을 충족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분을 삭히지 못했다.

■ 형산강 복류수에 망간 함유율 높아 근본대책 세워야
수돗물을 공급받는 원수(原水)에 과도한 망간이 함유돼 있어 수돗물에 망간 비율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돼 수돗물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서정인 교수는 “문제가 터진 오천읍의 경우 안계댐과 형산강 복류수를 공급받아 유강정수장에서 정수한 후 각 세대로 공급되고 있다”며 “형산강 복류수에 망간 농도가 짙은 것이 문제지만, 정수과정에서 제거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포항시민이 먹는 물인 형산강 복류수에 유독 많은 망간이 함유돼 있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포항시의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포항환경운동연합 정침귀 사무국장은 “수돗물 사태해결을 포항시가 단순히 노후관로 문제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빠른 시간내 주민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능동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배수지 조성해 망간, 알미늄 성분 줄인다
현재 오천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배수지를 거치지 않고 직접 주택 물탱크로 수돗물이 공급되기 때문에 망간 등 침전물이 많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 교수는 “오천지역에 배수지를 신설하고 누수율 점검, 탁도 모니터링 시스템 등 상수배관의 체계적 관리방안 구축 및 노후배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망간 침전물 제거를 위해 민원지역의 관 세척 및 주택 물탱크의 균등수수,급배수 패턴을 개선하고 물탱크 청소주기를 상황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돗물 필터변색 관련해 서 교수는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민원지역의 수도꼭지 필터와 저수조 침전물을 전문기관에 분석의뢰한 결과 망간이 44%~4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이번 수돗물 필터변색은 먹는 물 기준(0.05㎎/ℓ) 이하의 망간이 관말지역 유속이 낮은 정체구간 관로에 지속적으로 침착돼 있다가 잔류염소와 결합해 유량, 유속의 변화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유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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