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가사대리권의 명확한 범위는 어디까지 성립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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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 가사대리권의 명확한 범위는 어디까지 성립하는지
  • 대한법률구조공단 포항출장소
  • 승인 2019.11.0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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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문 
저의 아내 甲이 저 몰래 제 명의 부동산을 乙에게 매도를 하였습니다. 乙은 甲에게 부동산 처분에 관한 대리권이 있다고 믿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 乙에게 부동산 매매 계약이 무효라고 대항할 수 있는지요?

답 변    
대법원은 "민법 제827조에서 말하는 ‘일상의 가사’라 함은 부부가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통상의 사무를 말하는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동산을 처분하는 행위는 일상의 가사에 속한다고 할 수 없는 것이고, 처가 특별한 수권 없이 남편을 대리하여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 그것이 민법 제126조 소정의 표현대리가 되려면 처에게 일상가사대리권이 있었다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방이 처에게 남편이 그 행위에 관한 대리의 권한을 주었다고 믿었음을 정당화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18988 판결 참조)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당한 이유에 대하여 대법원은 구체적으로 "원고가 1951. 2.경 북한으로 피랍된 이후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까지 원고와 甲사이에 연락이 두절되었고, 甲이 별다른 직업 없이 두 딸을 부양하면서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까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원고의 친척이자 원고 소속 종중의 회장까지 역임하였던 乙또한 원고의 그러한 가족 상황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1951. 2.경 납북되어 약 17년간 연락도 두절되어 있던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러한 원고 가족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乙에게, 당시 원고가 소외 1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에 관한 대리권을 주었다고 믿었음을 정당화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존재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다95861 판결 참조).

따라서 위 사안에서 乙에게 甲이 대리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위 계약은 무효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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