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공천, PK 칼바람…‘코로나 전쟁’ 대구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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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공천, PK 칼바람…‘코로나 전쟁’ 대구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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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0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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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컷오프에 불만 “黃 경쟁자 쳐내기, 야비해”
“코로나 사태 대구 민심 생각, 큰 불이익 안 준 듯”
이석연 “대구·경북 물갈이 폭, 차선책 정도로 선택”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15총선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심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15총선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심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당세가 강한 PK(부산·경남) 지역에서 대권 잠룡과 중진에 대한 과감한 컷오프(공천 배제)를 단행하자 당이 술렁이고 있다. 반면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견됐던 TK(대구·경북)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정도는 아니란 반응이다.

전날 공관위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지사 등 보수 진영 대권 잠룡을 컷오프했다.
이에 고향과 험지 사이에서 타협책으로 경남 양산을 공천을 신청한 홍 전 대표는 컷오프 된 데 대해 작심 발언으로 날을 세웠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황 대표 측의 견제와 김형오 공관위원장 등의 사악한 속임수에 속아 낙천이 되었지만 무엇이 홍준표 다운 행동인지 며칠 숙고한 뒤 결정하겠다"며 "이젠 사람이 무섭네요"라고 원망했다.

또 오전에는 "나동연(전 양산 시장)을 이용한 내 공천 배제 작업을 오랫동안 추진하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국회의장까지 지내고 8순을 바라보는 사람이 사악한 거짓말까지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황 대표 측의 경쟁자 쳐내기와 김 위원장의 사감이 합작한 야비한 공천 배제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홍준표다운 행동인지 오늘부터 숙고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강행을 시사했다.

미래통합당의 김영우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김형오 공관위원장하고 대권잠룡들의 기싸움도 좀 있었던 것 같다"며 "공관위 기본적인 입장은 과거에 당에서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후보들은 험지에 나가서 역할을 해달라라는 게 기본적인 요구사항이었다. 그런데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공관위는 원칙대로 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대권 잠룡인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타 지역에 전략공천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공관위는 이를 일축했다. 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잠재적 경쟁자인 두 잠룡을 밀어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홍준표 전 대표로서는 상당히 서운하겠지만 이번에 공관위가 홍 전 대표 뿐만 아니라 다선 중진의원들을 이번에 많이 컷오프시켰다"며 "경남 지역에서도 김재경 의원이나 이주영 의원이나 많은 의원들을 컷오프시켰는데, 공관위로서는 아무튼 자신들이 세운 기준과 원칙 그런 게 무너지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계속 험지 출마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했는데, 그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다 보니까 아예 밀어낸 것 같다"고 했다.

부산 중구영도에 공천을 신청한 이언주 의원 대신 김형오 위원장의 측근이 뒤늦게 공천을 신청해 경선을 실시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잡음이 없지 않다.
김 의원은 "김형오 위원장이 5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5선이면 20년을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한 분인데, 그 정도되면 엄청나게 많은 정치인들이 거쳐왔을 거고, 보좌진도 많았을 거고 한데, 그거 이리저리 다 쳐내면 그것도 또 역차별일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다선 의원들의 컷오프에 대해 "지금 당에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고 그 혁신이 필요한 가운데 결국은 이런 희생들이 나오는 것 같다"며 "어쨌든 당이 변해야 된다"며 공관위 결정을 지지했다.

김 전 위원장은 "PK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쪽이 TK"라며 "TK 쪽을 지켜봤는데 여기서는 정말 대폭 물갈이가 됐으면 좋겠다. 민심도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TK는 막상 예상만큼 대폭 물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대구의 경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민심 악화가 공관위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온다.

한 통합당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대구의 경우 발언으로 크게 문제된 경우가 아니면 크게 불이익주지 않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한 PK의원은 이날 공천 발표에 대해 "코로나 사태로 대구 민심이 안 좋은데 거기에 칼을 들이밀어서 좋을 게 없지 않나. 공관위도 민심을 생각 안 할 수 없으니"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통합당 공관위에 PK출신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TK보다 PK에 좀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석연 공관위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물갈이 폭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평가에 "55~60% 정도"라며 "아직 발표 안 된 지역 중에도 물갈이 되는 지역이 있다. 우리로서는 여러가지를 고려해 차선책 정도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차선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저는 더 많은 것을 원했지만"이라며 "공관위원들 각자 의견도 있고 하니"라고 전했다.

다만 대구에 비해 다수 컷오프된 경북에서는 공관위 컷오프 결정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에서 3선을 한 강석호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우리는 선거구도 아직 결정 안 됐는데"라며 "경북은 둘만 놔두고 다 날려버렸다. 이래서 총선을 치르겠나"라고 토로했다.

부산진구을 현역이자 이번에 경선이 결정된 이헌승 의원은 뉴시스에 "여론조사가 압도적으로 나오는데 굳이 경선까지 할 필요가 있나, 단수로 해줬으면 좋은데"라면서도 "경선했으면 경선해야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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