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600억 달러 통화스와프 “응급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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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600억 달러 통화스와프 “응급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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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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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지난 19600억 달러(77조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전격 체결한 것에 대해 극도의 불안을 보이며 흔들리는 금융시장에 효과적인 단기 응급처방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방위적인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는 데다 전 세계적 '달러 가뭄'이 나타나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한계도 같이 언급된다.

20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것을 완화하는 게 일차적인 목적이고, 금융위기로 간다든가 하게 되면 또 다른 상황"이라며 한계도 함께 언급했다.

통화스와프는 중앙은행 간 서로의 통화를 맞교환 하는 것으로 비상 상황에 대비해 달러 공급선을 확보해뒀다는 의미다. 리스크 회피 심리로 나타나는 달러 투기 현상에서 시장을 방어할 수 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5개월간 3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가 이뤄졌고, 이는 당시 원·달러 환율을 고점 대비 300원 가까이 떨어뜨리는 등 효과를 내기도 했다.

특히 전날 체결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 규모는 2008년의 두 배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촉발시킨 국내 금융시장의 달러 부족 현상을 완화시켜 시장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2원 내린 1253.7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전날 장중 1300원선까지 바짝 다가서는 등 원화가치 급락 흐름을 일부 되돌려놨다는 평가다.

이번 통화스와프는 단기간 시장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의 외환보유액이 과거 금융위기 시절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예전처럼 외화가 일시에 다 빠진다고 가정하더라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때문에 이번 통화스와프 체결은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달러화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이 가진 한계도 명확하다는 분석도 있다.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연일 상승세로 이날 102.7로 올라 열흘 만에 8%가 뛰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통화스와프의 효과는 과거 2008년과 비교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지금은 국제금융시장 전체에서 달러화 유동성 부족으로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원화시장에서 달러가 다소 공급된다고 해서 이를 완화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충격이 금융시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실물경제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위협을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백신 개발 등 사태 종식에 다가가는 뉴스가 등장하지 않는 한 시장 불안이 완전히 걷히길 기대하긴 힘들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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