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금연, 포항시 소금과 전쟁 전국 확산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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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금연, 포항시 소금과 전쟁 전국 확산시켜야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3.01.2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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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취재국장
“20세기에는 ‘담배와의 전쟁’이 벌어졌고, 21세기에는 ‘소금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문명사가(史家)들이 양대 전쟁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금연·짠맛 줄이기 전쟁은 ‘건강증진’이라는 숭고한 타깃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의 중소도시 포항에서 사원과 시민들이 양대 전쟁을 잇따라 치르면서 ‘알찬 성과’를 도출하고 있어 전국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금연 기업으로 포스코가 꼽힌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2009년 취임 직후부터 금연을 기업경영의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정 회장은 “직원의 건강이 회사의 경쟁력이다”는 모토를 내세워 전사적인 금연운동을 밀어붙였다.

포스코는 금연 프로그램을 시행한 지 6개월만에 전체 임직원 2만여명이 담배에 손대지 못하게 만들었다.

포스코는 2010년 5월 ‘제23회 세계 금연의 날 기념 스타트 선포식’에서 전 직원 금연 성공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표창을 받았다.

포스코는 전직원이 금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도록 부·그룹 단위로 금연성공 서약식 개최, 흡연 유형별 클리닉 운동, 가족의 협조를 구하는 사랑의 편지 발송 등 다양한 금연 운동을 전개했다.

포스코는 2010년 “2008년 30%였던 직원 흡연율이 거의 제로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전 그룹적 금연운동에 웅진그룹이 ‘흡연제로화’로 호응했다. GS건설 등이 ‘금연 챌린저’를 운영하는 등 ‘흡연제로’ 운동이 확산됐다.

정부도 2015년부터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하는 등 강력한 금연정책을 꺼내들었다. 정부는 작년 6월 음식점 내 흡연 전면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해 통과시켰다.

정부가 강력한 금연정책을 도입한 것은 국민들의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동시에 연간 5조 6천억원을 상회하는 경제적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다목적 포석을 세웠기 때문이다.

200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한 조기사망에 따른 소득손실이 약 3조5천억원, 흡연으로 인한 발병 진료비가 1조4천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휴가를 보름간 더 간 것과 같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한번 담배를 피울 때마다 5분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하루 15개피를 피우는 흡연자는 1년에 보름가량을 흡연으로 날린다는 추정이다.

‘직원의 건강이 포스코의 경쟁력이다’ 모토를 내세워 전개된 금연운동이 포항을 기점으로 확산되어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포스코의 금연운동에 이어 포항시의 ‘짠맛과의 전쟁’이 클로즈업 되고 있다.

포항시는 작년 4월 식약청 나트륨 줄이기 운동 지역본부 1호로 ‘싱겁게 먹기 운동 본부’를 출범시켰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청은 작년 3월 21일 ‘나트륨 줄이기 운동본부’를 발족시키고 전국적인 ‘나트륨 절감운동’에 착수했다.

정부가 ‘나트륨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것은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천646mg. 특히 중·장년 남성들의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30대 남성의 섭취량은 6천501mg이고 40~50대 남성도 6천mg을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섭취권장량(2천mg 미만)의 3배를 넘기는 수치다.

중·장년 남성들이 나트륨에 찌들게 된 최대 이유로 짠맛의 외식문화가 꼽힌다.

한국의 식당들은 음식이 짭조름해야 손님들의 입맛을 당기게 할 수 있다며 값이 싼 소금을 많이 사용한다. 소금이 듬뿍 든 식당음식이 고객들의 혈압상승 주범으로 밝혀졌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작년 4월 ‘고혈압 없는 건강도시를 만들자’며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싱겁게 먹기 운동본부’를 출범시켰다.

작년 5월부터 ‘소금 적게 넣고 적게 먹자’ 피켓을 들고 가두 캠페인을 벌였다. 시민과 관광객들을 상대로 음식 염도 측정 체험행사도 실시했다.

포항시는 식당 업주 입맛을 바꿔야 시민들이 싱겁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설득작업을 벌였다.

내연산 등산로 입구 부근 식당가를 ‘건강 특화 구역’으로 지정하고 염도계를 제공해 주방장 입맛부터 바꿔나갔다.

‘당뇨병·고혈압 없는 건강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포항시는 ‘싱겁게 먹기 운동’ 전방위 홍보작전을 펼쳤다.

포항시는 올해 북부해수욕장·죽도시장 회 상가 식당에도 싱겁게 먹기 시범 음식점을 지정하기로 했다.

‘담배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끝낸 포스코도 저염식단 도입을 단행했다.
포스코는 2010년 5월 직원식당에 저염식단을 도입해 짜게 먹는 식습관 개선에 나섰다.

저염식단 도입 2년 이후 직원들의 고혈압 비율이 8.9%에서 2.6%로 줄어드는 놀라운 변화를 확인했다.

의학계는 “짠맛을 내는 소금의 주성분은 인체의 필수원소이지만, 과잉섭취할 경우 고혈압·심장병·뇌졸중·만성신부전 등을 일으키고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포항에서 시작된 ‘담배와의 전쟁’·‘짠맛과의 전쟁’이 국민건강유지 캠페인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모든 국민이 함께 행복한 ‘국민행복시대’를 표방하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민행복시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고용복지·반사회적 폭력근절·맞춤형 보육·중증질환 무상의료 등을 구현해 오늘보다 행복한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을 열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복지중 최고의 복지는 국민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것이다.

국민건강은 아직도 질병의 치료적 관점에서 다뤄지고 있다. 치료적 관점에서 추진하는 건강복지는 거대한 재정적 부담을 초래한다.

포스코의 ‘담배와의 전쟁’과 포항시의 ‘짠맛과의 전쟁’은 중증질환 예방차원의 실효성을 증대시켜 국민운동 차원으로 확산되어야 할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내고장 포항에서 출범한 금연·저염식단 캠페인이 ‘국민행복시대’ 개척의 일익을 담당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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