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게 퇴장한 MB 대통령 고향 ‘덕실마을’도 인적이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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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게 퇴장한 MB 대통령 고향 ‘덕실마을’도 인적이 드물다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3.02.2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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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취재국장
이명박(MB) 대통령이 5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에 앞서 이 전 대통령은 24일 청와대를 떠나 서울 논현동 사저로 이사했다.

5년전 747 공약을 내세워 청와대에 진입했던 당찬 행보와 ‘쓸쓸한 퇴장’을 비교하면 권력의 영광과 낙조(落照)가 오버랩된다.

지난 18일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MB 대통령의 5년 국정에 대해 ‘잘했다’는 응답이 24%. 5년전 노무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갤럽의 조사에서 ‘잘했다’는 응답이 23%.

이명박·노무현 전 대통령들의 퇴임직전 지지도는 바닥권이었다.

두 대통령은 취임할 당시에 국민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았으나 퇴임직전에는 존경은커녕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MB는 퇴임직전 자신에 대한 저평가에 억울해했다. MB는 지난 18일 마지막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위대한 국민의 부름을 받은 저는 지난 5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행복한 일꾼이었다”·“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 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잘 극복해 무역 7대 강국으로 우뚝 섰고 서민들의 삶을 따뜻하게 하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은 더 이상 변방의 작은 나라가 아닌 세계의 중심 국가가 됐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면서 “이 정부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모두 역사에 맡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권의 업적은 대통령 혼자 열심히 뛴다고 국민들이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아니다. 5년 내내 ‘MB 정권 심판’을 앞세운 야당 민주당의 공세는 ‘흠집내기’를 떠올리게 한다.

MB 정부 임기종료를 열흘 앞둔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질의에서 일부 야당의원들은 저질·저급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막말추태를 보였다.

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고소영 인사’·4대강 사업·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등을 거론하며 “이명박 대통령은 헌정사상 가장 나쁜 대통령”·“마지막 소임은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고 차가운 감옥에서 사죄와 눈물의 참회록을 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정을 논의한다기보다 시정잡배의 취중막말 같은 ‘대정부질의’처럼 MB 대통령에는 과오만 있는 것일까.

MB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세계경제는 미국발(發)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로 휘청거렸다.

우리나라 경제는 그나마 선방해 국제신용평가를 향상시켜 일본까지 추월했다.

“해외건설의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자력 발전소 수주와 세계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는 MB가 앞장서서 뛴 성과물이다.

5년 동안 MB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핵안보 정상회의 같은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렀다. 여수세계박람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도 유치했다.

지금처럼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이 높았던 적이 일찍이 없었다는 평가는 결코 자화자찬이 아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내정(內政)에서 축적되었다.

4대강 개발공사 부실논란, 임기말에 터진 친인척 측근비리, 내곡동 사저 의혹 등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MB의 자부심을 뒤엎었다.

특히 ‘만사형통’에 대한 저축은행 비리관련 1심 유죄선고는 포항시민들의 가슴을 처연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MB 대통령의 고향도시 포항시민들은 ‘MB는 과(過)보다 공(功)이 많은 대통령이다’는 객관적 판단으로 자부심을 유지하고 있다.

권위있는 국제통계들은 MB 정부가 경제·복지·민주발전을 동시에 이룬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종북좌파들이 ‘불통독재정권’으로 몰아붙여 퇴임전 지지도를 격하시켰다.

“퇴임 대통령은 국가자산이다”며 퇴임 대통령 활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MB 대통령이 지난 5년간 쌓아온 외교 자산은 이대로 묻어두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미관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아랍에미리트·인도네시아 등 수많은 국가정상들과 구축한 ‘돈독한 관계’는 사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요청이다.

4월이 되면 MB대통령 고향 ‘덕실마을’ 진입로 벚꽃이 만개할 것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도·시비 20억원을 투입해 덕실마을 내 1만6천500㎡를 생태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포항시가 박정희·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마을을 벤치마킹하는 한편 경북 동해안과 연계한 관광코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MB 대통령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퇴임과 함께 시작됐다.

MB는 자신에 대한 저평가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훗날 시간이 많이 흐른 뒤 MB는 과연 공적(功績)이 많은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쓸쓸하게 퇴임하는 MB 대통령의 고향 덕실마을에도 이날 인적이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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