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배려’ 외면하는 토호들의 오만은 뿌리 뽑힐 것이다
상태바
‘까치밥 배려’ 외면하는 토호들의 오만은 뿌리 뽑힐 것이다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3.03.01 2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종서 취재국장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연설은 힘이 있었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카랑카랑한 국정연설을 연상케하는 또랑또랑한 어투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루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맞춤형 복지와 함께 교육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서 국민들에게 공동의 이익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어려운 시절 우리는 콩 한쪽도 나눠먹고 살았습니다.

우리 조상은 늦가을에 감을 따면서 까치밥으로 몇 개의 감을 남겨두는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계와 품앗이라는 공동과 공유의 삶을 살아온 민족입니다. 그 정신을 다시 한번 되살려서 책임과 배려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국민행복 새 시대를 반드시 만들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콩 한쪽도 나눠먹고 살았던’ 어려운 시절의 공동체 정신을 경기위기극복을 위한 자본주의 새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조상들의 배려심을 강조한 ‘까치밥’ 문구는 박 대통령이 직접 넣은 취임사 키워드로 밝혀졌다.

‘까치밥’을 남기면서 계와 품앗이라는 공동·공유의 삶을 살아온 민족답게 배려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국민행복의 새시대’를 만들 수 있다는 ‘대국민 요청’이었다.

박 대통령은 ‘늦가을 까치밥’이 상징하는 ‘배려의 마음’을 방향 잃은 자본주의의 새 모델, ‘불확실한 미래’ 타개 대책으로 제시했다.

‘까치밥’은 시골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 풍경중의 하나이다.

초겨울 쪽빛 하늘아래 나지막한 야산을 벗 삼아 빨간 홍시 몇 개를 달고 있는 뒷담 감나무는 한폭의 그림이다.

초겨울 하늘 끝에 달린 홍시 몇 개는 날짐승까지도 배려하는 우리네 조상들의 속 깊은 정서를 상징했다.
가을걷이가 끝난 벌판에 이삭을 다 줍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도 짐승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였다.

조상들은 엄동설한 날짐승들을 위해 ‘까치밥’을 남기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뒤주보시’도 병행했다.

경주 최부자집은 어려운 사람들이 퍼가게끔 쌀을 넣어둔 뒤주를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두어 퍼가는 사람을 배려했다고 전해진다.

최부자집은 누구든지 필요하면 쌀을 퍼가라는 뒤주를 배치하면서 굶주린 사람들의 자존심까지 챙겼다.
9대 만석꾼 ‘가진자’ 최부자집은 오만을 경계하면서 겸손하게 나누는 삶을 살았다. 가진자의 도덕적 의무를 제대로 실천한 표상이 되었다.

경주 최부자집이 300여년 12대에 걸쳐 부(富)를 유지했던 ‘만석꾼 비결’은 ‘사회적 까치밥’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사방 100리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마라’ 등의 가훈(家訓)은 이웃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겸손한 지혜’였다.

후대까지 ‘양극화 해소·공생의 지혜’로 조명받는 최부자집 사랑채·행랑 등은 1969년 화재로 소실됐으나 굶어죽을 위기의 민초들을 구조했던 뒤주는 남아 전해진다.

작년 12월 23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경주 최부자 학술 심포지엄’에서 최부자 재조명에 나선 경제전문가들은 “최부자집의 나눔과 배려는 성장을 더욱 견고히 하면서 양극화를 해소해야 하는 박근혜 정부 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내다봤다.

이웃사랑·배려로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내고 상생(相生)에 남달랐던 경주 최부자는 ‘행복한 부자’였다.

그러나 ‘무전유죄(無錢有罪)·유전무죄(有錢無罪)’·‘돈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졸부·토호 근성으로 배품에 인색한 이들의 신세가 새시대에 처량해져 가고 있는 분위기다.

포항의 경우에는 저축은행 대표 지위를 악용해, 수백억원의 불법대출을 일으켜 도박과 나이트클럽 등에 쏟아 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심도있는 수사를 펴고 있어 지역민들은 수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포항의 대표 기업그룹 ‘대아’에게 ‘비도덕적이다’는 논란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불·탈법이 적지 않고 베품에도 인색하기 때문이다.

대아그룹이 세금을 탈루했다가 적발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언론사의 일부 직원에 대한 체임·체불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면 어느 시민이 ‘도덕적이다’고 평가하겠는가.

새시대에 맞지 않는 비도덕적인 기업임에 틀림없다.

법과 상식에 어긋난 졸부들의 관행은 양극화 해소·상생사회 구축의 걸림돌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사 말미에서 우리 조상들의 까치밥 배려를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종업원들의 자존심까지 짓밟는 졸부들은 ‘나눔과 상생’을 복창하게 되는 것이 순리이고 상식이다.

거액의 세금을 탈루하고 불법으로 국비를 빼내 착복해온 비도덕적인 사고를 가진 토호들은 새시대에 크게 반성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