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간부들은 빈곤층 돕기 월급서 갹출하는데...
시의원들은 '강건너 불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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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간부들은 빈곤층 돕기 월급서 갹출하는데...
시의원들은 '강건너 불구경'
  • 김종서취재국장
  • 승인 2009.02.1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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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청 공무원들이 어려운 경제 불황속에서 나눔의 정을 실천하고 있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 등 시청의 5급이상 간부들이 이달 월급부터 3%씩 공제하여 1억1천670만원을 모금해 지역의 신빈곤층을 돕기로 했다는 것.

또 포항시 60주년 기념 사업비 예산 14억원에서 10%에 해당하는 1억4천만원을 떼는 등 총 2억5천670만원을 모금해 관내 실직한 가정 등 형편이 어려운 신 빈곤층을 상대로 일자리 창출 등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포항시청 김완용 자치행정과장은 “시장님을 비롯해 5급이상 간부들이 솔선해 월 3%의 월급을 떼 내 지역사회에 힘들게 살아가는 신 빈곤층 가정을 돕기로 결의 했다”며 “앞으로 점차 하급직 공무원을 포함해 2천여 직원들이 모두 모금 운동에 참여 하도록 유도하여 실직한 가정 등 살기가 곤란한 사람들을 상대로 도움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민 이모씨(62)는 “세계적 불황으로 야기된 경제난 극복에 포항시 공무원들이 십시일반의 나눔을 앞장서 실천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훌륭한 처신이다”며 “갈수록 각박해지는 사회 분위기를 공직자들이 일선에 나서 선행을 실천한다면 사회분위기가 달라질 것 ”이라고 칭찬했다.
지독한 가난을 체험한 포항 출신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소외계층 챙기기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포항지역에도 최근 시청에 접수된 신 빈곤층 위기가구로 분류되는 신고 건수가 무려 1천 44세대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가정생활 실태를 둘러본 시 한 공무원은 “비참해 눈물겨워 차마 바로 볼 수 없는 가정이 적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주민 손으로 뽑아 주민의 대변자로 내세워둔 포항시의회 의원들 32명은 거의가 신빈곤층 돕기에 관심을 보이기는 커녕 강 건너 불 보듯 방치하고 있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거 명예직에서 주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연봉 3천699만원이나 되는 혈세를 받아 챙기면서 온 나라가 들끓고, 포항시청 공무원들이 솔선해 신 빈곤층을 돕자고 월급을 털고 있는 마당에 못 본체하며 복지부동하는 시의원들의 안이한 자세는 꼴불견이다.

포항시의회 한 직원은 “시의원들이 주민의 대변자임을 망각하고 의원직을 마치 개인 권력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며“지역 사회에 형편이 어려운 가정은 라면 한 끼 먹는 것도 걱정하고 있는 판에 시의원들은 회기 중에 혈세로 한 끼에 몇 만 원짜리 밥을 예사스럽게 먹는 구태하고 뻔뻔한 행태는 정말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재형 포항경실련사무국장은 “포항시 공무원들이 월급을 털어 신 빈곤층을 돕겠다는 발상은 신선한 충격을 주는게 맞다”며 “반면 포항시의회 의원들은 대조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주민을 돕기는 커녕 연봉이 적다며 지역 기업체를 대상으로 자신들의 정치 자금을 모금하기 위한 후원회를 만들자며 안달이나 있으니 얼마나 실망스럽고 한심한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청와대도 직원급여 일부를 공제해 신빈곤층 돕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부터 내부 논의를 거쳐 희망하는 직원에 한해 수석비서관 10%, 비서관5%, 행정관 1.5%를 공제하기로 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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