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가 동토(凍土)를 녹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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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가 동토(凍土)를 녹일 것이다”
  • 유수원<편집인>
  • 승인 2013.05.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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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자연의 이치(理致), 즉 순리(順理)에 따라 흘러간다. 맹자(孟子)는 순천자흥·역천자망(順天子興·逆天者亡)이라며 순리에 따르는 삶을 강조했다. “하늘의 뜻을 따르면 흥(興)하고, 하늘의 뜻을 거역하면 망(亡)한다”며 ‘자연의 이치’에 순응할 것을 권고했다.

세계를 대상으로 핵(核)공갈을 친 북한의 김정은이 순천자일까 역천자일까.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스(FP)가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인물 500인’을 선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력 부문에서 세계적 영향력을 인정받아 이름을 올렸고, 북한의 김정은이 군사력과 사악함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의 최고 존엄 김정은의 사악함이 부각됨과 발을 맞춰 ‘북한이 정말 잘하는 7가지’가 소개됐다. 포린폴리스 최신호는 북한의 땅굴 파는 능력, 슈퍼노트(100달러 위조지폐) 제작기술, 사이버공격력 등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포린폴리스는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능력, 값싼 노동력, 아리랑공연 같은 매스게임공연, 해산물 등이 어느 나라에도 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타(他)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이 이것뿐일까.

박격포로 폭살하는 공개처형, 협정·합의파기, 생트집·모략 등 ‘어둠의 술수’도 세계최고 수준이다. 최근 북한은 개성공단을 돌연 폐쇄하면서 역천자(逆天子)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북한은 4월 8일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며 개성공단 진입을 막았다. 식재료·의약품 반입까지 금지하면서 ‘한국 언론사의 북한 최고존엄 모독에 대한 사과’와 ‘김관진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한 사죄’를 요구했다. 한국의 보수언론이 “개성공단이 밥줄이라서 폐쇄하지는 못할 것이다”며 ‘공화국 북반부’를 거지취급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김관진 국방장관이 “북한이 도발하면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도 타격하겠다”는 발언은 천인공노할 패악이므로 사죄해야 개성공단을 정상화 시킬 수 있다고 압박했다.

지난달 30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나중에 눈곱만큼이라도 들어주는 것으로 개성공단이 정상화 된다면 그렇게 만들어진 개성공단은 의미가 없다”며 북한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했다.

류 장관은 “우리 정부를 겨냥한 북한의 비난은 60년 동안 수도 없이 들었다”며 “그런 것에 우리 정부가 눈하나 깜빡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북한이 잘못 본 것”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북한의 김정은이 박근혜 대통령을 잘못 봤다’는 지적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북한은 MB정부 시절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으로 남한의 무력이 ‘종이호랑이’임을 확인하고 박근혜 정부 초반부터 장사정포 위협을 노골화했다. 박 대통령이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정치적 고려 없이 응징하라’며 통수권을 발동해도 긴가민가했다. 개성공단을 폐쇄해 박 대통령의 대응의지를 저울질했다. 박 대통령은 시한을 못 박아 대화를 압박했고, 이튿날 개성공단 철수를 지시했다.

개성공단 폐쇄사태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대북한 메시지는 간결하고 단호하다. ‘남한의 개성공단 철수를 전 세계가 지켜봤다. 이제 누가 북한에 투자하겠는가. 국제사회는 한국편이다’. 박 대통령은 너클펀치를 김정은에게 퍼부었다. 박 대통령은 ‘북한 도발과 협상, 지원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30일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정례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대통령의 직무평가 지지도가 전달대비 18%나 오른 61.4%를 기록했다.

김정은의 행패에 대응하는 박 대통령의 강경한 지도력이 지지도를 폭증시켰다.

개성공단 운영수입은 북한 GDP의 10%를 차지했다. 이제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80%에서 90%로 치솟을 위기에 직면했다. 지금 중국은 북한의 목줄을 틀어쥐고 있는 셈이다. ‘주체의 나라’ 북한이 중국 경제의 식민지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 10% 정도인 남한을 보고 ‘미제(美帝)의 식민지’라는 모략을 늘어놓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紙)는 지난 1일 “한국에서 만든 마시멜로가 든 초코파이가 평양에서 거의 ‘전설적인 지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초코파이는 한국의 경제적인 우위를 나타내는 상징적 존재가 된 것이다. 개성공단이 가동될 때 북측근로자 5만3천여명 1인당 초코파이 8개가 매일 지급됐다. 하루 전체 소요량은 50만개. 단순한 간식거리가 아니라 수당성격으로 지급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었다.

북측 근로자에게 지급된 초코파이 중 적지 않은 양이 북한 전 지역 장마당을 통해 팔려나갔다. 북한 주민들은 뜨거운 물에 초코파이를 풀어 마시고 허기를 달랬다고 한다.

개성공단 폐쇄이후 북한 장마당에 초코파이 가격이 50%나 올랐다고 전해진다.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북한 근로자들은 황해북도 지역 공장·협동농장에 분산 배치되어 자본주의 사상탈피를 위한 강도 높은 사회주의 정신교육을 받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보도했다.

북한에서 출신성분이 좋아 개성공단에 배치 받았던 5만3천여명은 소고기·돼지고기·북엇국을 3일 간격으로 번갈아 제공받았던 점심식사를 그리워 할 것이다.

초코파이·라면을 간식으로 제공받은 이후 ‘한국이 미국의 압제 속에 불행해졌다’는 ‘거짓선전’을 계속 믿을까.

북한 장마당의 기호품 초코파이가 ‘추억의 과자’가 될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다.

‘남북한 합작의 상징’ 개성공단을 돌연 폐쇄한 북한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유수원<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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