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아그룹’ 사회적 책임에 너무 무감각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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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그룹’ 사회적 책임에 너무 무감각하지 않나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3.06.15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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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취재국장
갑을(甲乙)관계, 특히 슈퍼갑(甲) 논란이 뜨겁다.

갑을이라는 단어는 권리와 의무를 명시하는 계약서에 상대적 당사자로 나와 있다.
갑과 을이라는 단어는 계약자 쌍방을 칭해왔던 관습적 용어다.

구체적 관계를 들여다보면 갑은 우월적 위치에, 을은 상대적으로 종속적 위치에 있는 계약자라는 뜻을 담고 있어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연상하게 한다.
특히 강력한 우월적 지위를 가진 갑을 ‘슈퍼갑’이라고 칭한다.

포항에서의 ‘슈퍼갑’은 누구일까?
향토기업 ‘대아그룹’이 아닐까.

포항의 슈퍼갑 처신은 어떠한가.
가진 자의 권위적 횡포가 여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대아그룹 황대봉 명예회장은 포항시 국장급 이상의 퇴직 공무원들의 골프 모임이 있는 날 식사 대접을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다.

이날 골프를 끝낸 퇴직 간부 공무원들은 황 명예회장이 초청한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

그런데 인사말을 시작한 황 명예회장은 셋째 아들 황인철 대아그룹 부회장이 구속된 배경에 대해 엉터리 해명을 한데이어, 이석수 전 경북도부지사를 비난하는 성토장으로 변해 듣는 퇴직 간부 공무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 성토 시간이 무려 30여분.
그 바람에 식사 초청을 받은 퇴직 간부 공무원들은 다 식은 음식을 먹어야 했고, 음식을 앞에 놓고 벌을 서는 기분이었다 했다.

한 퇴직 공무원은 그날 기분이 정말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인 한풀이를 왜 우리가 들어야 하고, 황인철 대아 부회장이 342회나 정선카지노에 출입한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밝혀져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카지노에 몇 차례 가지 않았고, 또 잃은 돈도 1천500만원 가량 된다’고 해명해 의아스러웠다고 말했다.

한 퇴직 간부 공무원은 “말도 안 되는 해명을 들으면서 마음이 착잡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슈퍼갑은 거짓말도 먹힌다는 오판을 아직 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 “아직도 권위 의식에 가득 젖어 있는 것 같아 안쓰러웠다”고 했다.

또한 간부 공무원들은 이날 황 명예회장이 지역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간접 사과 발언을 할 줄 알았다며 그런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구속된 아들을 되레 두둔하는데 급급하는 것을 보고 정말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아 그룹 관련 언론 보도를 막아달라고 부탁하여 믿고 있었는데 막지 못했다며 이석수 전 부지사를 성토하여 듣기가 정말 거북스러웠다고 말했다.

황 명예회장의 행보를 보면 지역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주민들의 빈축을 사도 슈퍼갑의 우월적 위치에서 건재함을 과시한 듯하다.

황 명예회장 해명과 달리 포항세무서는 황인철 부회장이 지난 2008년부터 신고하지 않은 소득세·부가가치세·개별소비세가 45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 됐다고 밝혔다.

또 탈루한 45억원에 대한 별도 가산세도 3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저축은행에 고객이 맡긴 돈을 자기돈처럼 빼내 쓰고 ‘향락산업’을 운영하면서 거액의 탈세를 일삼은 것이 밝혀져도 ‘오리발’을 내면서 무죄주장을 하는 포항의 ‘슈퍼갑’에서 기업가 정신·기업가의 윤리를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은 지역적 수치로 판단된다.

‘기업가 정신’은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잊지 않는 바른 자세나 그 정신을 말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재벌들의 사회공헌을 시혜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진 빚을 갚는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항시민들은 대아그룹을 지금 어떻게 인식할까.

시내버스 독점운영을 기초로 거대한 부를 축적했고, 구획정리 사업으로 땅 부자가 됐다고 인식하고 있다.

대아그룹은 갈구리로 확보한 간선로 주변 ‘노른자리’에 가건물을 지어 임대해 ‘슈퍼갑’ 노릇을 수십년간 자행하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또 그로인해 도시 발전에 큰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일련의 각종 사태들을 지켜보면서 많은 시민들은 부도덕한 기업으로도 인식하고 있다.

기업인은 스스로 사업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불법과 비윤리적 부분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상식이다.

벼랑끝으로 몰려도 ‘오리발’로 일관하면서 자정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무너지는 기업’이 될 수밖에 없다.
대아그룹은 불법·탈루·부당이득·체임과 결별하는 뼈를 깎는 도덕적 결단만이 벼랑끝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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