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국회의원 뺏지 떨어지면 지역민들에게 뭐라고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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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국회의원 뺏지 떨어지면 지역민들에게 뭐라고 말할까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3.07.2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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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취재국장
“김형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인간이 먼저 돼야 했었다.”

자신을 지지해 준 포항 지역 유권자들이 그를 향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말단 공무원 자질도 안 되는 사람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됐는지 공천 책임이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원망스럽다는 여론도 많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보고 찍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의원은 선거 때 제수 성추행 논란이 불거져 전국에 지역 망신까지 시킨 데다 당선된 이후 새누리당 탈당에다 선거법위반혐의로 1·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까지 선고 받아 식물의원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역 사회와 지역민을 위한 책임감과 배려, 미안함, 고마움을 손톱만큼도 느끼지 않았다.

오직 의원직을 단 하루라도 더 유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겁한 수단을 동원하는 행동에만 열중했다.

필자는 이런 원성을 들을 때마다 누가 뭐래도 김형태 국회의원 만드는데 일조한 한 사람으로써 지역민들에게 미안함으로 고개가 숙여졌다.

버티기 수단을 다 동원해도 결국 오는 25일 오전 10시께 열리는 대법원 선고 공판에서 1·2심 판결로 확정, 선거법위반혐의로 의원직을 잃을 공산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4·11 총선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의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은 지 1년여 만이다.

권력 무상을 느낄 것 같다.

포항 남·울릉주민들은 “잘못 달아준 국회의원 뺏지가 시궁창에 처박혀 실종됐다가 뒤늦게 되찾은 기분이 든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주민들은 김형태 의원이 인성이 바르고 책임감 있는 인물이었다면 지난 1년여 동안 온갖 치졸한 짓으로 의원직을 연명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자신을 지지해준 지역민을 위해 마지막 봉사할 기회가 주어져 있었으나 개인 욕심에 눈이 멀어 내 팽개쳤다.

실제로 김 의원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이성환 뿌리회 전 명예회장이 기회를 준 셈이다.

지역사회를 위해 4월 보궐 선거를 추진할 수 있도록 어차피 유지하기 어려운 의원직을 조기에 사퇴해 줄 것을 김 의원에게 정중히 권유한 적이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만나 주지도 않으면서 뒷전에서 거절하고 온갖 비난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리와 양심이 있고 품격을 갖춘 인물이라면, 자신을 지지해준 지역 원로의 고견에 한번쯤은 귀 기울여 경청했을 것이다.

김 의원은 그 뒤 자신의 친구에게 의원직 조기 사퇴 권유에 대한 심경을 휴대폰 문자로 토로하면서 이 명예회장을 ‘이 씨’라고 깎아 내린 호칭을 구사하는 등 저질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다.

필자가 김형태 의원을 알게 된 것은 6촌 형님 친구이고, 박근혜 대표 전국 언론 특보를 같이 하면서 알았다.

4·11 총선 당시 김형태 후보가 한나라당 전략공천을 받았을 때 있었던 일이다.

제수 성추행 문제까지 불거져 난장판이 돼 어수선하여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선거판이라 필자는 기자 자격을 떠나 인간적으로 김형태 후보에게 몇 가지 주문을 했다.

“이제 공천을 받았으니 지역구 원로 이상득 전 의원을 찾아뵙고 먼저 인사드리는 것이 우선 도리다. 그래야 이 의원 추종 세력들이 운신의 폭이 넓어져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데 쉬워 질 것이다”고 주문했다.

또 “박승호 시장에게도 빨리 달려가 좀 도와달라고 인사를 해야 된다”고도 권유했다.

그런데 김형태 씨의 답변은 충격이었다.

“야! 야! 국회의원이 될 내가 곧 영창 갈 영감탱이에게 왜 인사를 드려야 하나. 야! 너는 참 말도 안 되는 주문을 바쁜 시간에 왜 해”라고 소리 질렀다.

그리고 “야, 박 시장 참 답답하다 곧 국회의원이 될 나한테 박승호가 인사하려 달려와야지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라고 소리쳤다.

필자는 순간 기가 막혀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다.

그런데 그 이튿날 누구의 조언을 받았는지 이상득 전 의원을 서울까지 두 번이나 올라가도 못 만나 안달이 났고, 또 박승호 시장에게도 달려가 도움을 요청하는 등 갑자기 확 달라진 행동을 보였다.

그러한 행동들이 한심하게 보였으나 필자는 또 주문을 했다.

“시의원과 도의원에게도 형님이 어깨를 두드려 주면서 도와 달라고 적극 부탁을 해야 합니다”라고 주문했다.

김형태 후보는 그때도 그랬다.

“야 도의원, 시의원 이 새끼들에게 내가 왜 부탁을 해야 하는데 지들이 알아서 기야지”라고 말했다.

필자는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답답함을 또 느꼈고,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해도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을 그때 했다.

말뚝만 꽂아 놓아도 당선된다 했듯이 제수 성추행 논란 등 온갖 구설수가 불거져도 김형태 후보는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선된 김형태 의원의 태도는 예상대로 안하무인(眼下無人) 이였다.

필자는 당선 20여일 만에 시내 모 식당에서 한 지인과 김 의원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 자리서 또 주문할 일이 있었다.

“그동안 내가 부탁하여 형님 선거를 물심양면으로 도운 지인들에게 고맙다는 전화 인사라도 한번 하는 것이 도리 같습니다”라며 전화 인사를 요청했다.

김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야, 내가 20여만명의 지지를 받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인데 하루에도 100통 이상씩 전화를 받아야 할 정도로 바쁜데 전화할 시간이 어디 있어”라고 말했다.

‘그릇이 안 된다.’ 사람들의 경중(輕重)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말의 의미를 이때 되새겨 보았다.

선출직 공인이 될 자질과 품격을 가졌는지를 헤아려 보는 것이 유권자들의 의무임을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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