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성적’ 이승엽의 되찾아야 할 거포 본능
상태바
‘최악의 성적’ 이승엽의 되찾아야 할 거포 본능
  • 김기환
  • 승인 2009.06.27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지바롯데전에서 삼진을 당한후 고개를 저으며 덕아웃으로 향하는 이승엽
요미우리자이언츠의 이승엽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악의 부진으로 인터리그를 끝냈다.

이승엽에겐 너무도 기나긴 인터리그일정이었다. 그는 34일간(5월19일~6월21일)의 인터리그에서 타율 1할8푼6리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규정타석을 채운 이승엽은 양 리그 70명의 선수 가운데 최하위권인 69위다. 70위를 기록한 타자는 1할8푼1리를 기록한 소프트뱅크 의 고쿠보.

비록 홈런 5개를 때려내긴 했지만 타율은 1할8푼6리(70타수 13안타)에 머물렀다. 2006년 타율 3할6푼(5위)에 16홈런(1위), 2007년 기록(타율 2할2푼3리, 3홈런)과 비교해도 그의 성적은 참담했다.

인터리그 타격왕을 차지한 니혼햄의 다카하시(0.411)와는 무려 2할 이상의 차이가 났다. 더군다나 퍼시픽리그를 제외하고 센트럴리그 선수로만 하면 영락없는 ‘꼴등’이다. 역대 인터리그에서 두 번의 홈런왕을 차지하는 등 인터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올시즌 포함 36개)을 가지고 있는 ‘인터리그 사나이’ 이승엽으로선 올 시즌 인터리그에서의 부진은 그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큰 오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승엽은 5월 초까지만 해도 그의 별명인 ‘5월의 사나이’답게 타율 3할(80타수 24안타)에 7홈런를 기록하며 순탄한 길을 가는 듯 했다.

하지만 5월24일 오릭스전 이후 이승엽은 ‘날개 없는 추락’을 시작했다. 이 경기 마지막 타석부터 6월8일 라쿠텐전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때리기 전까지 35타석 동안 무안타로 허덕이며 타율이 2할4푼3리까지 떨어진 것.

그 사이에 이미 ‘부처’라고 불리우던 하라 감독의 신뢰까지 잃어버리며 선발로도 나서지 못하는 경기도 속출하고, 심지어 8번 타자 출전이라는 야구인생 최대의 치욕까지 당했다. 하지만 그의 들쑥날쑥한 슬럼프와 기복을 생각하면 이러한 굴욕의 처사는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또 외야수 가메이에게 1루수 포지션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이승엽이다.

이러한 부진이 계속되자 일본팬들의 마음도 떠나가고 있는 듯 했다. 이승엽은 현재 ‘마쓰다 올스타게임 2009’ 팬투표 마지막 중간집계(22일 발표)에서 센트럴리그 1루수 부문서 9만3천564표를 얻어 3위에 머물렀다. 사실상 자력으로 올스타전 출장이 불투명해졌으며 현재 성적으로는 감독 추천도 받기 힘든 상황이다.

이승엽의 부진이 안타까운지 요미우리 하라감독은 지난 24일 맨투맨 지도를 직접하면서 이승엽의 타격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인터리그가 막을 내린후 끝난후 잠시동안의 휴식을 거친 일본프로야구는 26일부터 센트럴리그 경기를 재개했다.

인터리그 이전에 좋았던 타격감을 되찾고 떨어진 성적과 하라 감독의 신뢰, 그리고 돌아선 팬들까지 모든 것을 되찾아야 하는 이승엽에게 앞으로 남은 행로는 험난 하기만 하다. 하지만 위기에서 항상 극적인 모습을 보여준 이승엽이기에 그의 또다른 활약이 기대된다. <김기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