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제 고순도 정제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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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제 고순도 정제기술 개발
  • 김희영 기자
  • 승인 2020.07.2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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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연구팀, 백신·치료제 생산속도 높일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
사진은 포스텍 김기문 교수
사진은 포스텍 김기문 교수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화학과 김기문 교수(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기초과학연구원(IBS) 박경민 박사(연구위원, 그룹리더) 공동연구팀이 쿠커비투릴의 분자 끈끈이 원리를 이용해 항바이러스나 항암 치료제 등으로 사용되는 재조합 단백질 의약품을 고효율, 고순도로 정제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쿠커비투릴(cucurbituril, CB)은 속이 빈 호박 모양을 한 나노사이즈의 주인 분자로서 주인-손님 상호작용이라 불리는 비공유 결합을 통해 다양한 초분자 복합체를 형성한다. 이때 결합하는 손님 분자의 종류에 따라 주인-손님 상호작용의 세기가 달라져 다양한 응용을 가능케 한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은 생물 공학적 기법을 이용해 어느 생물체의 유전자를 다른 생물체에 집어넣은 후 활동하게 함으로써 형질을 전환하는 조작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면 단백질의 전체 또는 일부만을 발현시켜 병원성 미생물 전체를 사멸시키거나 독성을 약하게 하는 데에 쓰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 

이 같이 만들어진 호르몬과 항체, 백신 따위를 미생물 또는 동물 세포에서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을 정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단백질 의약품 정제 기술은 정제하고자 하는 단백질을 인지하는 생물질을 이용하고 있어 재료가 비싸고 그 보관이나 재사용성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단백질 의약품의 특성에 따라 정제 적합성과 효율에 차이를 보이는 경제적, 기술적 어려움이 있어 왔다.

연구팀은 이번에 인공분자를 이용한 분자 끈끈이 원리를 적용해 세포에서 발현된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 의약품을 정제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발견한 쿠커비투릴의 원리가 적용됐다. 

기술 개발의 핵심 요소인 분자 끈끈이 원리는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adamantane·의자형 구조의 시클로헥산 고리 4개가 입체적으로 축합된 구조를 가진 탄화수소로 CB와 강력한 주인-손님 상호작용을 하는 손님 분자이다)이라는 인공합성 분자쌍 사이의 강력하고 선택적인 분자인지 특성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같은 새로운 정제 기술을 이용해 단일클론 항체, 허셉틴(유방암 치료제)은 물론이고 분자량이 작은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 알파(백혈병 치료제)까지 고효율, 고순도로 정제하는 데 성공했다. 작고 안정적인 인공분자를 적용해 정제 재료의 제조 용이성과 멸균성, 재사용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정제된 단백질 의약품의 순도와 생산성도 높일 수 있었다.

유전공학적 조절과 효소 처리를 통해 필요한 단백질에 아다만탄을 도입하면 단백질 의약품의 크기나 종류에 상관없이 정제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항체나 융합 단백질을 포함한 대부분의 재조합 단백질 의약품 정제에 적용할 수 있고 안정성과 재사용성도 뛰어나다. 백신용 단백질과 같은 단백질 의약품에도 사용할 수 있어 백신이나 치료제 생산의 속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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