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저장시설 증설’ 경주시민 81.4%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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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저장시설 증설’ 경주시민 81.4% 찬성
  • 김희영 기자
  • 승인 2020.07.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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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단, 찬반조사 결과공개
24일 김소영 재검토위원장이 지역 의견수렴 결과 발표장을 빠져나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4일 김소영 재검토위원장이 지역 의견수렴 결과 발표장을 빠져나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이 더 들어서게 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20164월 맥스터 증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한 지 4년 만이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재검토위)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려던 권고안을 따로 작성하지 않기로 하면서 행정적인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재검토위 등에 따르면 이번 맥스터 증설을 위한 절차는 한국수력원자력의 공작물 축조 신고에 대한 경주시의 수리 여부만 남았다.

당초 재검토위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 결과를 담은 권고안을 산업부에 전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려 했으나 이 절차가 간소화되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월성 원전 지역주민 의견수렴 결과를 보면 맥스터 추가 건설 여부에 대해 '찬성'81.4%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이외에 '반대''모르겠다'는 각각 11.0%, 7.6%로 집계됐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24일 경주시 감포읍복지회관에서 시민참여단 찬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원전과 인접한 동경주와 그 외 지역을 나이, 성별, 직업, 학력, 소득수준 등으로 구분하더라도 모든 영역에서 찬성 비율이 65%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 맥스터 증설 건설에 찬성하는 비율은 지난달 27일 첫 오리엔테이션 이후 3주간의 숙의학습을 거치면서 상승했다.

시민참여단 145명 가운데 찬성이 1차에 85(58.6%)이었으나 2·3차에 116(80%), 118(81.4%)으로 증가했다.

이날 울산과 경주지역 탈핵 시민단체와 맥스터 증설을 반대하는 양남면 주민들이 김소영 재검토위원장을 둘러싸고 항의해 공식 발표는 진행되지 못했다.

이들은 밀실에서 졸속으로 이뤄진 공론화는 무효라며 김소영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후 이동협(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장) 지역실행기구 위원이 반대 측에 의해 방송실도 점검 당하고 도저히 발표를 진행할 수 없어 유인물로 대체한다고 밝히면서 공식 발표는 종료됐다.

김소영 위원장은 경찰의 보호 아래 건물 밖으로 겨우 빠져나갔다.

이날 아침부터 입구와 건물 안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으로 인해 감포읍 한 이장과 주민 3~5명이 다쳐 119에 실려가기도 했다.

시민단체 등은 김 위원장이 밖으로 나오자 격렬히 반발하며 차량에 탑승하지 못하게 막고 물병에 든 물을 뿌리며 사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조사는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시민참여단은 지역주민 가운데 무작위로 뽑힌 3000명의 모집단에서 연령·성별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반영해 참여 의사를 가진 150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약 3주간 숙의학습 과정을 거쳤고 최종 설문에는 145명이 참여했다.

앞서 경주시는 맥스터 증설과 관련해 시민들의 의사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찬반 표 차이가 크기 때문에 맥스터 건설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오는 8월 중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정부 및 지자체와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준공 목표는 20223월 이전으로 잡았다.

제때 맥스터를 늘려 월성 원전 1·2·3·4호기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려는 것이다. 기한을 넘기면 원전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방사성폐기물학회는 월성 원전 맥스터의 포화시기를 20223월로 추정했다. 통상 맥스터 건설에는 19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 달에는 공사가 시작돼야 한다.

한수원은 올해 초 원안위로부터 맥스터 증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승인받은 바 있다.

앞서 1단계 맥스터의 착공을 위한 심의는 20067월부터 20082월까지 17개월이 걸렸다. 이에 비해 이번 심의는 4년 가까이 걸렸다. 그만큼 맥스터 건설에 대한 찬반 의견 대립이 첨예했다.

한수원은 기존 7기의 맥스터에 추가로 7기를 더 건설할 계획이다. 2단계 맥스터는 경주시 양북면 월성 원전 부지 내에 들어선다. 저장용량은 168000다발로 1단계 맥스터와 같다.

한수원 관계자는 "맥스터 추가 건설에 관한 지역 의견수렴 결과를 존중하고 안전한 맥스터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역 보상과 관련해서는 향후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재검토위가 산업부에 제출하려던 권고안은 오는 8월로 예정된 종합토론회 이후에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검토위 관계자는 이번에 권고안을 마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국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맥스터 증설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하고 이후 다시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맥스터 증설은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으니 이 건에 대해서만 제안을 한 것"이라며 "규정에 따르면 권고안을 제출하게 되면 재검토위원회 활동은 정지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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